정밀초음파는 임신 기간을 통틀어 가장 오래 보는 초음파입니다. 30분에서 한 시간까지 걸리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구조를 하나씩 확인합니다. 성별을 확인하는 검사로만 알려져 있지만 목적은 그것이 아닙니다.
운영자의 경우 — 21주 무렵으로 잡았습니다
무럭달력 운영자는 19주 진료 때 정밀초음파를 예약하고 왔습니다. 날짜는 2주 뒤인 10월 마지막 주로, 21주 무렵입니다. 다음 정기검진까지 간격이 길어서, 정밀초음파 전에 이번 주 정기검진을 한 번 더 받습니다.
운영자는 이 검사를 앞두고 얼마나 떨리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처음 받는 분이라면 같은 마음일 것이라, 무엇을 보는 검사이고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면 되는지를 이 글에 정리했습니다.
왜 20~24주인가
시기가 정해진 이유가 있습니다. 너무 이르면 장기가 아직 작아 잘 안 보이고, 너무 늦으면 아기가 커져서 자리를 잡고 가려 버립니다.
- 20~24주는 장기의 구조가 충분히 자라 있으면서, 아기가 아직 자유롭게 움직여 여러 각도로 볼 수 있는 시기입니다.
- 양수량도 관찰에 적당합니다.
- 이 시기에 발견되는 문제는 남은 임신 기간에 대비할 시간이 있습니다.
- 병원에 따라 20~22주를 권하는 곳도, 22~24주를 권하는 곳도 있습니다. 검진 때 안내받은 시기를 따르세요.
예약은 미리 해야 합니다
- 검사 시간이 길어서 하루에 볼 수 있는 인원이 정해져 있습니다. 인기 있는 병원은 몇 주 전에 마감됩니다.
- 16~18주 검진 때 예약을 잡아 두시면 여유롭습니다.
- 다니는 병원에서 하지 않고 상급 병원으로 의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때는 의뢰서를 받아 따로 예약해야 하니 시간이 더 걸립니다.
- 주말이나 늦은 시간대를 원하면 더 서둘러야 합니다.
- 보호자 동반이 가능한지, 화면을 함께 볼 수 있는지도 미리 물어보세요. 병원마다 다릅니다.
무엇을 보나요
성별은 확인하는 것 중 하나일 뿐입니다. 실제로 보는 것은 훨씬 많습니다.
- 뇌 — 뇌실 크기, 소뇌, 뇌 구조물의 모양
- 심장 — 네 개의 방, 대혈관의 연결. 심장 기형은 가장 흔한 선천 기형입니다.
- 척추 — 이분척추 여부를 봅니다.
- 얼굴 — 입술과 입천장(구순구개열), 코뼈
- 복부 — 위, 콩팥, 방광, 복벽
- 팔다리 — 뼈의 길이와 손발의 모양
- 태반 — 위치(전치태반 여부)와 상태
- 탯줄 — 혈관 개수
- 양수량
- 예상 체중과 주수에 맞는 성장 여부
검사를 잘 받는 요령
- 식사를 하고 가세요. 혈당이 올라가면 아기가 활발해져 관찰에 도움이 됩니다.
- 검사 시간이 길어서 중간에 화장실을 가기 어렵습니다. 미리 다녀오세요.
- 배를 드러내기 편한 옷, 상하의가 분리된 옷을 입고 가세요.
- 아기가 엎드려 있거나 등을 보이고 있으면 잠시 걷다가 다시 보기도 합니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으니 일정을 넉넉히 잡으세요.
- 한 번에 다 못 보면 다시 오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가 있다는 뜻이 아니라 아기 자세 때문입니다.
- 궁금한 것을 미리 메모해 가세요. 화면을 보면 정작 물어볼 것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 운영자처럼 정밀초음파 직전에 정기검진이 있다면, 그때 당일 식사를 해도 되는지와 보호자가 함께 들어갈 수 있는지를 미리 물어 두면 편합니다.
- 국민행복카드 바우처 잔액을 카드사 앱이나 문자로 미리 확인해 두면 결제할 때 당황하지 않습니다.
비용 — 16주 이후 한 번은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정밀초음파를 비급여로 알고 있는 분이 많지만, 산전 초음파에는 2016년 10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보건복지부 고시(2023년 7월 시행)에 따라 시기별로 정해진 횟수만큼 급여로 인정합니다.
- 임신 13주 이하 일반 초음파 2회, 11~13주 정밀 초음파 1회
- 14~19주, 20~35주, 36주 이후 일반 초음파 각 1회
- 16주 이후 정밀 초음파 1회 — 이 글에서 말하는 정밀초음파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 정해진 횟수를 넘거나 같은 시기에 정밀 초음파를 한 번 더 보면, 그 검사는 비급여로 냅니다. 태아에게 이상이 있거나 의심되어 계속 지켜봐야 하는 경우에는 횟수 제한의 예외가 있습니다.
11~13주의 정밀 초음파와 이 글의 정밀초음파는 다른 검사입니다. 앞의 것은 목덜미 투명대 두께처럼 초기에만 볼 수 있는 것을 보는 검사이고, 20주 무렵의 정밀초음파는 장기가 다 자란 뒤 몸 전체의 구조를 봅니다. 그래서 급여도 따로 한 번씩 인정됩니다. 쌍둥이처럼 태아가 둘 이상이면 태아 수에 따라 각각 산정합니다.
급여라도 본인부담금은 냅니다.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부분 모두 국민행복카드의 임신·출산 진료비 바우처로 결제할 수 있으니 카드를 챙겨 가세요. 병원에 따라 급여 범위 밖의 항목이 함께 청구되기도 하니, 예약할 때 그날 내게 될 금액을 물어보면 좋습니다.
함께 하게 되는 검사들
- 태아 심장 정밀 초음파 — 정밀초음파에서 심장이 잘 안 보였거나, 가족력·산모 당뇨·목덜미 투명대 증가 같은 위험 요인이 있으면 소아심장 전문의가 따로 봅니다.
- 자궁경부 길이 측정 — 질식 초음파로 재고, 25㎜보다 짧으면 조산 위험이 높다고 봅니다. 짧으면 프로게스테론이나 자궁경부 봉합술을 상의합니다.
- 조산 경험이 있거나 쌍둥이 임신이면 자궁경부를 더 자주 확인합니다.
정밀초음파로 얼마나 찾을 수 있나요
정밀초음파는 구조 이상을 찾는 데 가장 좋은 검사지만, 이상의 종류에 따라 찾아내는 비율이 꽤 다릅니다. 영국은 18주 0일~20주 6일에 하는 국가 정밀초음파로 11가지 질환을 선별하고, 질환마다 최소 발견율 목표를 정해 두었습니다.
- 목표치(2010년 기준) — 무뇌증 98%, 열린 이분척추 90%, 구순열 75%, 심각한 심장 기형 50%
- 실제 성적(잉글랜드 국가 코호트 연구, 2022) — 이분척추 93.8%, 구순열 89.5%로 목표를 넘었습니다. 심장은 기형마다 달라서 형성저하성 좌심증후군은 92.7%, 팔로4징은 75.4%였습니다.
- 심장처럼 작고 빠르게 움직이는 장기는 찾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손가락·발가락이나 귀처럼 작은 부위의 이상은 선별 대상이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나라와 병원마다 검사 시기와 장비, 보는 항목이 달라 이 숫자를 국내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정상이라는 결과가 모든 이상이 없다는 보장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찾기 어려운 부위가 있다는 점은 어디서나 같습니다. 그래서 심장처럼 놓치기 쉬운 부위에 위험 요인이 있으면 따로 정밀 검사를 권합니다.
결과에 무언가 적혀 있을 때
"경계선", "추적 관찰 필요", "소견 있음" 같은 말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머릿속이 하얘집니다. 알아 두시면 좋은 것들이 있습니다.
- 정밀초음파에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소견은 시간이 지나면서 정상으로 확인되거나, 아기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 변이입니다.
- "추적 관찰"은 문제가 있다는 뜻이 아니라 한 번 더 보고 확인하겠다는 뜻입니다.
- 초음파는 구조를 보는 검사입니다. 염색체 이상을 진단하는 검사가 아니니 결과를 섞어 해석하지 마세요.
- 검색으로 답을 찾으려 하면 최악의 사례만 보게 됩니다. 궁금한 것은 담당 선생님께 물어보는 편이 빠르고 정확합니다.
- 설명이 부족하게 느껴지면 다시 물어보셔도 됩니다. "이게 아기에게 어떤 영향을 주나요", "다음에 무엇을 확인하나요" 두 가지를 물으면 대개 정리가 됩니다.
- 결과지는 사진으로 남겨 두세요. 다음 진료나 다른 병원에서 설명을 들을 때 그대로 보여 줄 수 있습니다.
성별에 대해
대개 이 검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기 자세에 따라 못 볼 수도 있고, 알려 주지 않기를 원하면 미리 말씀하시면 됩니다. 반대로 알고 싶으시면 검사 시작 전에 요청해 두세요. 나중에 물어보면 이미 다른 부위를 보고 있어 확인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