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확인하면 곧 이름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본명은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출생신고 기한은 출생 후 한 달이고, 그전에는 얼굴을 보고 정하는 부모도 많습니다. 대신 지금 필요한 것은 태명입니다.
태명이 하는 일
태명은 단순한 애칭이 아니라 실용적인 역할을 합니다.
- 부를 이름이 생깁니다. "아기", "우리 애"라고 부르는 것과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느낌이 꽤 다릅니다.
- 가족이 함께 부르게 됩니다. 특히 아직 배가 나오지 않은 초기에 아빠와 형제자매가 임신을 실감하는 통로가 됩니다.
- 본명 결정을 급하지 않게 해 줍니다. 부를 이름이 있으니 본명은 천천히 고를 수 있습니다.
- 초음파 사진 정리나 태교 일기를 쓸 때 기준이 됩니다.
태명은 법적 기록에 남지 않습니다. 언제 바꿔도 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도중에 다른 이름으로 갈아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실제로 처음 정한 태명을 두어 달 부르다 바꾸는 경우가 흔합니다.
언제 정하나요
- 가장 많은 시점은 첫 초음파로 심박을 확인한 뒤입니다. 보통 6~8주 무렵입니다.
- 임신 테스트기를 본 날 바로 정하는 분도 있습니다. 정해진 시기는 없습니다.
- 초기에 마음이 조심스러워 미루는 분도 계십니다. 12주를 넘겨 안정을 확인한 뒤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쌍둥이라면 두 이름의 결을 맞추는 편이 부르기 좋습니다. 첫째·둘째 구분이 되는 짝(예: 콩이·팥이)이 많이 쓰입니다.
고를 때 실제로 중요한 것
태명은 열 달 동안 하루에도 몇 번씩 부르는 이름입니다. 그래서 뜻보다 먼저 봐야 하는 것은 발음입니다.
- 소리 내어 열 번쯤 불러 보세요. 입에 붙지 않으면 결국 다른 이름으로 바뀝니다.
- 두 글자에 '이'를 붙이는 형태가 부르기 편합니다. 콩이, 튼튼이, 복덩이처럼요.
- 가족 모두가 부를 수 있는지 보세요. 조부모가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은 잘 안 쓰이게 됩니다.
- 본명으로 쓸 이름은 태명으로 쓰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태어난 뒤 두 이름이 섞여 헷갈립니다.
- 형제자매의 이름이나 태명과 너무 비슷하지 않게 하세요.
- 줄여 불렀을 때 이상해지지 않는지도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어떤 결이 있나요
마음에 드는 결을 먼저 고르고 그 안에서 하나를 정하면 훨씬 수월합니다.
- 순우리말 — 뜻이 예쁜 이름. 다솜이(사랑), 가온(가운데), 나래(날개), 라온(즐겁다), 도담이(탈 없이 잘 자란다)
- 바람을 담은 이름 — 튼튼이, 쑥쑥이, 씩씩이, 한결이. 아프지 말고 잘 자라라는 마음이 그대로 담깁니다.
- 귀여운 이름 — 콩알이, 복덩이, 몽실이, 만두, 밤톨이. 부르면 웃음이 나는 쪽입니다.
- 초음파에서 온 이름 — 동글이, 꼬물이, 두근이, 콩콩이. 실제로 본 모습이나 심장 소리에서 따옵니다.
- 자연에서 온 이름 — 별이, 바다, 솔이, 단비, 무지개. 담백해서 오래 불러도 물리지 않습니다.
무럭달력의 태명 짓기 페이지에서 어감별로 정리한 목록을 보고, 조건을 넣어 추천을 받아 보실 수도 있습니다.
본명은 언제 정하나요
출생신고는 출생 후 1개월 안에 해야 합니다. 그 안에 정하면 되고, 병원에서 퇴원할 때까지 못 정했다고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 출생신고 때 이름을 확정하므로, 그전까지는 후보를 여러 개 두어도 됩니다.
- 인명용 한자에 없는 한자는 쓸 수 없습니다. 한자 이름을 생각하신다면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에서 미리 확인해 보세요.
- 한글 이름은 다섯 자까지 쓸 수 있습니다.
- 출생신고 이후 이름을 바꾸려면 법원의 개명 허가가 필요해 절차가 번거롭습니다. 신고 전에 충분히 상의하세요.
- 첫만남이용권처럼 출생신고와 함께 신청하는 지원이 있어, 신고를 미루면 다른 일정도 밀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