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니프티(NIPT)나 정밀초음파에서 "이상 없음"을 들었더라도, 아기가 태어난 뒤에 따로 받아야 하는 국가 검사가 두 가지 있습니다. 선천성대사이상검사와 청각선별검사입니다. 둘 다 산전검사로는 확인할 수 없는 것을 보고, 국가가 검사비를 지원합니다. 언제 받고 얼마를 내는지, 결과가 '재검'으로 나오면 무엇을 뜻하는지, 법적으로 꼭 받아야 하는 검사인지까지 정리했습니다.
산전검사와는 다른 것 — 왜 태어난 뒤에 또 검사하나요
니프티나 정밀초음파는 염색체 수 이상이나 구조적 기형을 봅니다. 반면 대사이상질환은 특정 효소가 없거나 모자라 몸에서 물질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는 상태이고, 난청은 청력 반응을 직접 재야만 알 수 있습니다. 둘 다 혈액이나 소리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만 확인되는 것들이라 초음파나 태아 DNA 검사로는 걸러지지 않습니다. 산전검사 결과가 좋았던 것과 이 두 검사는 별개입니다.
선천성대사이상검사 — 국비 6종과 채혈 시기
- 국가가 검사비 전액을 지원하는 기본 항목은 6종입니다 — 페닐케톤뇨증, 선천성갑상선기능저하증, 갈락토스혈증, 단풍당뇨증, 호모시스틴뇨증, 선천성부신과형성증. 가구 소득과 관계없이 지원됩니다.
- 채혈은 생후 48~72시간 이후, 늦어도 7일 이내에 합니다. 대개 산부인과나 조리원에서 퇴원하기 전, 아기 발뒤꿈치에서 소량의 피를 뽑습니다.
- 수유 2시간 후나 다음 수유 직전에 채혈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 이른 퇴원 등으로 48시간이 되기 전에 채혈했다면, 결과가 정상이더라도 생후 2주 이내에 다시 검사받아야 합니다.
6종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선천성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국내외 자료에서 신생아 3,000~5,000명당 1명꼴로 보고됩니다. 증상 없이 지나가기 쉽지만 방치하면 성장·지능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반면, 태어난 직후 발견해 갑상선호르몬을 보충하면 정상 발달이 가능합니다. 바늘 한 번으로 이 정도 질환을 걸러낼 수 있다는 것이 국가가 검사비 전액을 지원하는 이유입니다.
일부 산부인과나 검사기관은 국비 6종과 별도로 탠덤매스(질량분석기)를 이용한 확대검사를 함께 권하기도 합니다. 아미노산·유기산·지방산 대사이상 등 더 많은 질환을 함께 살펴보는 검사인데, 국비 6종과 달리 제공 여부와 비용이 병원마다 다릅니다. 권유를 받으면 국비 항목인지 추가 항목인지, 추가라면 얼마가 드는지부터 물어보는 편이 좋습니다.
미숙아는 시기가 조금 다릅니다
일찍 태어난 아기는 대사 기능도, 청각 신경계도 만삭아보다 늦게 자리를 잡습니다. 그래서 미숙아는 같은 '생후 며칠'을 기준으로 검사해도 일시적인 이상 소견이 더 자주 나오고, 재검을 받는 비율도 높습니다. 병원에서 만삭아와 다른 시점에 검사하거나 한 번 더 확인하자고 하면, 검사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몸이 아직 자라는 중이라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정확한 재검 일정은 담당 의료진의 판단을 따르는 것이 맞습니다.
청각선별검사 — 생후 1개월 안에
- 검사 시기는 생후 1개월 이내입니다. 신생아중환자실에 5일 이상 입원했던 아기는 이 기한과 관계없이 퇴원 후 받습니다.
- 자동이음향방사(OAE)나 자동청성뇌간반응(AABR) 중 하나로, 아기가 자는 동안 작은 기구를 씌워 소리 자극에 대한 반응을 측정합니다. 통증이 없습니다.
- 이 검사도 가구 소득과 관계없이 지원됩니다.
- 여기서 이상 소견이 나오면 재검사를 거치고, 그래도 반응이 분명하지 않으면 생후 3개월 이내에 정밀청력검사(확진검사)로 넘어갑니다.
'재검(refer)'이 나왔다고 바로 놀라지 않아도 되는 이유
선별검사에서 "재검(refer)" 판정을 받으면 "우리 아이가 난청이다"로 바로 받아들이기 쉽지만, 실제로 재검이 곧 난청을 뜻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 한 차례만 선별검사를 하면 재검 판정이 약 4% 나오고, 시간을 두고 두 단계로 나눠 검사하면 1% 수준으로 줄어듭니다.
- 국내의 한 연구에서는 최종 확진검사까지 의뢰된 비율이 1.51%였고, 그중 실제로는 청력이 정상이었던 위양성 비율이 1.05%였습니다 — 재검을 받은 아기 대부분이 확진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온다는 뜻입니다.
- 출생 후 12시간 안에 너무 일찍 검사하면 중이에 남은 양수나 태지 때문에 위양성이 더 잦아집니다. 재검이 나왔다면 시기를 두고 다시 검사하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유아 건강검진의 청력 확인과는 다릅니다
국가 영유아 건강검진에도 청각 관련 문항이 있어서, "거기서 이미 확인했으니 됐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 문진은 보호자가 아기의 반응을 보고 답하는 설문에 가깝고, 이 글에서 다루는 청각선별검사는 기계로 청력 반응 자체를 재는 생리학적 검사입니다. 겉보기에 아기가 소리에 반응하는 것 같아도 한쪽 귀만 듣지 못하거나 경도 난청인 경우는 부모가 알아채기 어려워, 두 검사는 서로 대신할 수 없습니다.
비용과 신청 — 두 검사 모두 확진 때 7만원까지
- 선별검사는 건강보험이 적용된 상태에서 본인부담금을 지원받습니다.
- 대사이상으로 확진되거나, 청각선별검사 재검 후 난청으로 확진되면 각각 확진검사비를 7만원 한도로 지원받습니다.
- 신청 기한은 두 검사 모두 아기의 출생일로부터 1년 이내입니다. 주소지 관할 보건소를 방문하거나 e보건소 공공보건포털, 아이마중 앱으로 온라인 신청할 수 있습니다.
-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뒤늦게 퇴원한 경우처럼 기한을 맞추기 어려운 사정이 있으면, 퇴원일을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 주는 경우가 있으니 보건소에 사정을 설명하고 물어보는 편이 좋습니다.
확진되면 그다음은
선천성대사이상질환으로 확진된 아기는 검사비 지원에 이어 특수조제분유나 저단백식품, 의료비 지원으로 연결됩니다. 조기에 발견해 식이 조절이나 치료를 시작하면 대부분 정상 발달이 가능한 질환들이라, 이 검사의 목적 자체가 '늦기 전에 찾아내는 것'에 있습니다.
청각선별검사에서 난청이 확진된 경우에도 재활치료와 보청기·인공와우 관련 지원 제도로 이어집니다. 앞서 말한 '1-3-6 원칙'처럼, 확진 이후 재활을 얼마나 빨리 시작하느냐가 언어 발달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어 시기를 늦추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체적인 지원 제도와 절차는 결과를 받은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두 검사 모두 아기가 태어나고 며칠, 늦어도 한 달 안에 지나가는 절차라 정신없는 시기에 놓치기 쉽습니다. 조리원이나 산부인과에서 대부분 챙겨 주지만, 혹시 안내를 못 받았다면 보건소에 먼저 물어보시길 권합니다.